수십 년째 이어져 온 시리아 내전은 수많은 국내외 세력이 뒤엉켜, 현대 중동에서 가장 복잡하고 오랜 갈등 중 하나로 꼽힙니다. 원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독재 정권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이 내전은, 이제 국내 갈등을 넘어 다수의 국내 세력과 외부 세력이 가세하여 해결이 쉽지 않은 분쟁이 되었습니다. 아래는 시리아 내전의 배경, 주요 세력, 외국의 개입, 그리고 시리아 미래를 결정짓는 복합적 요인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독재정권과 ‘아랍의 봄’
오랫동안 이어진 독재통치
- 아사드 가문: 약 50년 넘게 시리아는 아사드 가문이 권력을 장악해 왔습니다. 하페즈 알아사드가 1970년 정권을 잡은 뒤,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가 2000년에 뒤를 이었습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시리아 체제를 “중동의 북한”에 비유할 정도로, 강력한 정치·보안 통제를 실시해 왔습니다.
- 가혹한 탄압: 하페즈·바샤르 모두 반체제 인사를 조직적으로 탄압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1982년 하마 학살이 잘 알려져 있는데, 이슬람주의 세력에 대한 초강경 조치로 수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샤르 시대에도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문과 처형이 이어졌으며, 특히 “세드나야 교도소”에서 자행된 인권유린이 최근에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직접적 계기: 아랍의 봄(2011)
- 민주화 시위: 2011년 중동·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진 반독재 시위(‘아랍의 봄’)가 시리아로 번지면서, 시리아인들도 아사드 정권 퇴진과 민주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습니다.
- 강경 진압과 무장 충돌: 정부가 시위대를 가혹하게 진압하자 전국적 불만이 커졌습니다. 군인 일부가 이탈해 반정부 세력에 가담하면서 2011년 말부터 2012년경에는 sporadic(산발적) 충돌이 전면 내전으로 발전했습니다.
단순 내전에서 복잡한 전쟁으로
초기 구도: 정권 vs. 반군
- 정부군 vs. 반정부 세력: 초기에는 아사드 정부 대 다양하게 분산된 반군 단체라는 단순한 대립 구도가 펼쳐졌습니다.
- 국제사회 비판: 정부가 민간인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난이 거세졌고, 유럽연합 등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IS(이슬람국가)의 부상
- IS 급성장: 2013~2014년경, IS가 시리아 동부(이웃 이라크 일부 지역 포함)에서 급속히 세력 확장에 성공, 영토를 장악하며 엄격하고 폭력적인 통치를 펼쳤습니다. 이로써 내전은 정부와 반군 간 싸움에서 IS도 가담하는 복잡 양상이 되었습니다.
- 관심 전환: IS의 테러 행위와 잔혹함이 국제사회 이목을 끌며,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쿠르드 민병대와 협력해 IS를 소탕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국제적 대리전으로 발전
- 아사드 정권 동맹
- 러시아: 오랜 우방이자 지중해 해군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시리아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옴. 대규모 군사·물자 지원을 제공.
- 이란: 알라위파(시아파 계열) 아사드 정권과 이해관계가 맞아, 군사·재정 지원 및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통한 병력 지원.
- 반정부 동맹
- 걸프 왕정(사우디, 카타르 등): 수니파 이슬람주의 반군에게 자금과 무기 지원.
- 튀르키예(터키): 접경지대 쿠르드족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시리아 내 반(反)쿠르드, 반아사드 단체 지원.
- 미국 등 서방: IS 격퇴가 우선 목표. 쿠르드 주도 시리아민주군(SDF)에 초점 맞추고, 기타 세속 반군도 일부 지원했으나, 극단주의 세력 범람과 갈등 양상 복잡화로 지원을 축소.
복잡하게 분열된 전장
전쟁이 길어지며 각자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난립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주요 그룹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리아 정부군(아사드 체제)
- 러시아, 이란, 헤즈볼라 등 지원으로 살아남아 시리아 서부 및 남부의 주요 도시 확보.
- 쿠르드 민병대(SDF/YPG)
- 시리아 북부·동부 지역에 거점. IS 격퇴 전선에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음.
- 쿠르드 자치권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터키와 충돌 위험이 큼.
- IS(이슬람국가)
- 2014~2015년 시리아·이라크 광범위 지배. 2019년경 대부분 영토 잃었으나, 잔존 세포로 활동 지속.
- 여러 반군 세력
- 온건파 세력부터 이슬람주의 조직까지 다양. 북서부 이들리브(Idlib) 중심 등 일부 지역 장악.
-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알카에다 연관 조직에서 갈라져 나온 이슬람 근본주의 그룹. 최근 정권 수립 모색 움직임.
- 튀르키예(터키) 지원 반군
- 터키는 국경 인접지대에서 활동하는 친(親)터키 단체들에게 무기·자금 지원, 쿠르드 세력 확장을 억제하려 함.
최근 정세
아사드 쪽으로 기운 국면
IS의 핵심 거점이 궤멸된 뒤, 반군 세력이 단일 대오를 이루지 못하면서 아사드 정권이 자국 영토 대부분을 되찾았습니다. 일부 국가들도 시리아 정부를 다시 인정하려는 분위기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아랍 국가들의 손짓: 한때 아사드를 제재했던 사우디 등 걸프 왕정이 최근 외교관계를 회복하며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를 지원.
- 서방의 주저: 미·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다른 국제 현안에 집중하며 시리아에 대한 개입을 축소하는 경향.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와 ‘새로운’ 반군 구도
- HTS 변화: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졸라니(Abu Mohammad al-Jolani)는 군복을 벗고 일반 복장을 갖춰 외교 무대에 등장, 대외적으로 “온건 통치 세력”으로 인정받으려 시도.
- 탈레반 식 모델?: HTS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사례처럼 국제사회와 대립을 크게 벌이지 않고, 내정 위주 이슬람 통치에 집중할 것이란 견해도 제기.
과제와 전망
- 분열 구조: 사실상 시리아 대부분을 아사드가 장악하지만, 북부는 쿠르드 자치 구역, 일부는 터키 지원 세력 또는 반군 통치 구역. 통합이 쉽지 않음.
- 인도주의 위기: 난민 다수 발생, 식량·보건 상태 악화. 경제 제재와 전쟁 피해로 재건 노력이 난항.
- 변화하는 외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내부 사정 등으로 시리아 내 지원이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 이스라엘은 이란·헤즈볼라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시리아 내 공습 지속.
- 협상 불확실: 종합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아사드 정부·쿠르드·반군·해외 세력이 모두 참여해야 하지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전망은 미지수.
결론
시리아 내전은 오랜 독재에 맞선 민중 봉기에서 시작해, 지역 강대국들의 대리전과 국제적 테러 조직(IS)의 등장으로 복잡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전선은 조각난 형태로, 수많은 민간인이 계속 고통받고 있습니다.
전쟁은 지역 권력 구도 재편의 장이 되었고, 다양한 이념·민족·종파 갈등이 뒤섞여 분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외교적·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될 수 있으나, 종교·민족 간 깊은 균열과 막대한 재건 비용, 그리고 난민·인권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이란·사우디·미국·터키 등 외부 세력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시리아 전후 구도 역시 불투명합니다. 향후 실질적 평화를 위해서는 당사자 간 협상과 국제사회의 조정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긴 세월에 걸친 독재와 극단주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면, 세력들이 내재한 갈등을 넘어 정치적 합의와 포용적 거버넌스로 나아갈 수 있느냐가 핵심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