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와 아라비아 반도 남단 예멘, 두 나라 모두 오랜 내전과 외세의 개입, 부족·종파 갈등으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소말리아와 예멘 내전의 배경, 현재 상황, 그리고 국제 사회의 개입과 향후 전망을 살펴봄으로써, 장기 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소말리아와 예멘 내전 배경
아프리카와 중동의 끝자락에 위치한 소말리아와 예멘은 수십 년째 이어지는 내전과 혼란으로 고통을 겪는 대표적인 분쟁 지역입니다. 두 나라는 중앙 정부의 붕괴와 외세의 개입, 민족(부족) 간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소말리아는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주변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의 남단에 자리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상 무역로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습니다.
소말리아 내전의 배경과 현재
소말리아는 1991년 사이드 바레 정권 붕괴 이후 사실상 중앙 정부가 무너진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른바 ‘군벌’로 불리는 세력들이 각 지역을 분할 지배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었고, 민족·부족 간 갈등이 내전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소말리아에는 다양한 부족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 권력이 붕괴한 뒤 각 부족이 자신들의 권력과 영토를 확보하고자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로써 한동안 국가 통합은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고, 무장 세력과 부족 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알샤바브가 세력을 확장해 사태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소말리아 전역에서 테러 활동과 무장 투쟁을 벌이며 중앙 정부의 재건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는 아프리카 연합군(AMISOM)을 파견해 평화유지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강력한 무장 세력의 저항과 부족 간 이해관계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정부 상태와 극심한 빈곤은 해적 문제도 야기했습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해적 행위는 국제 해운업에 큰 위협이 되었고, 여러 나라가 해군을 파견해 이를 억제하려 노력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소말리아는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잦은 가뭄과 홍수가 농업·가축 사육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부족 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예멘 내전의 배경과 외세 개입
예멘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이 예멘까지 확산되며 본격화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북예멘과 남예멘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예멘은 1990년 통일 이후에도 지역 간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2011년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가 축출된 후, 새로 권력을 잡은 하디 정권이 정국 불안정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예멘 내전의 결정적 요인은 후티 반군(시아파 계열)과 정부 간 대립입니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수도 사나를 장악했고, 이에 대응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연합군을 조직해 정부를 지원하면서 분쟁이 격화되었습니다. 이 갈등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라는 지역 강대국들의 대리전 성격을 띠며,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중동 전반의 안보·외교적 복합 갈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현재 후티 반군은 예멘 북부 주요 지역을 계속 장악하고 있으며, 정부군은 남부와 일부 서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연합군이 공습을 단행하는 동안 수많은 민간인이 피해를 입었고, 식량과 의료 지원 부족으로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제 해상 운송의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충돌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무역과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두 내전의 공통점과 차이점
소말리아와 예멘 내전은 모두 중앙 정부의 붕괴 또는 약화와 함께 무장 세력들이 권력을 분점하려는 과정에서 촉발되었습니다. 또한 외부 세력의 군사·정치 개입이 분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주변국인 에티오피아와 케냐 등이, 예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각각 갈등의 한 축으로 작용하여 대리전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두 내전에는 중요한 차이도 존재합니다. 소말리아 내전은 부족 간 갈등과 극단주의 단체의 등장이 주된 원인이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가깝습니다. 반면 예멘 내전은 후티 반군과 정부군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 있고, 종파(수니-시아) 갈등과 외세 개입이 핵심 요인으로 부각됩니다. 소말리아는 권력이 수많은 군벌에 분산되어 재건이 난망한 상태인 반면, 예멘은 후티 반군과 정부 사이의 협상이 성사된다면 갈등 완화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맺음말
소말리아와 예멘 두 나라의 내전은 수십 년간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장기 분쟁’의 전형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무엇보다 민간인 피해가 극심하여, 기근·영양실조·전염병으로 무수한 생명이 희생되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평화 정착과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내전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여전히 치안 부재와 폭력이 난무하고 있어 원활한 지원 활동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점진적이지만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일부 지역에서 회복되고 있고, 예멘에서도 국제 사회의 중재로 간헐적인 휴전과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들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외부 세력의 군사적 개입 완화와 더불어, 종파·부족 간 대화를 촉진하는 정치적 해법이 절실합니다. 두 나라의 미래가 평화와 안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의 국제적 지원과, 내부 세력 간 화해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